[책소개] 이문열의 삼국지 소개, RHK, 큰글자책, 민음사 책 비교 및 책 고르는 방법 소개 + 저렴한 삼국지책 소개 (요시카와 에이지)
이문열 삼국지에 대해 소개드립니다.
삼국지 관련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어느 어느 삼국지가 제일 좋다'라는 의견이 상당히 갈리는 편입니다.
해외 특히 중국에서 발간된 삼국지 자체가 여러 판형으로 존재하기도 하고, 해당 판형을 전문 소설가나 번역가 분들이 한글로 번역하면서 생기는 특유의 맛깔난 문체, 평역이라 불리는 깊이 있는 해석,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리기 위한 본문 내용의 완급 조절 등의 요소가 들어가다 보면 각 각의 책 특유의 스타일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독자들은 '얼마나 원전의 내용을 잘 살렸는가'를 평가의 기준으로 놓을 수도 있고, '얼마나 소설을 흥미롭게 풀어놓았는가'가 등이 평가의 기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최고의 삼국지' 평가에서 어느 삼국지가 가장 낫다고 의견을 모으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런데 누적 판매 기준으로 평가를 한다면, 단연 이문열의 삼국지가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88 서울 올림픽이 열리던 먼 과거 이문열 평역 삼국지연의가 발간되었고, 이후 서울대생을 기용한 라디오 CF를 계기로 인기몰이를 하게 되어 오늘에 이르러 무려 누적 2000만 부나 판매하게 됩니다.
최근 가장 인기를 끌은 소설 불편한 편의점의 판매량이 100만 부였던 것을 생각한다면 (물론 10권이긴 하지만) 2000만 부는 상당한 수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참고로 정식 집계는 안되었지만 2011년 해리포터 시리즈의 국내 누적 판매고가 4000만 부라는 기사가 있고, 이 수치와 비교하면 이문열의 삼국지의 인기 정도를 가늠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이문열의 삼국지가 처음 발간된 곳은 민음사입니다. 세계 명작을 비롯한 깊이 있는 책을 발간하는 좋은 출판사인데요, 해당 출판사에서 근 30년 넘게 개정판을 발간하다가 최근(2020년)에 RHK가 판권을 인수하면서 개정판을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RHK 개정판을 발간하면서 큰 줄기는 그대로 이어가되, 그 안에 있는 문체를 가다듬고, 한자어에 독음과 주석을 추가하는 등의 세세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새로 만진 삼국지이기에 새로 삼국지를 접하는 독자, 한자가 익숙하지 않은 독자층도 조금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게다가 최근 RHK에서 큰 글자책이라는 판형도 추가로 발간했습니다. 이 큰 글자책은 무엇일까요? 내용은 그대로 두되, 판형을 키워서 작은 글씨로 책을 읽기 불편한 분들을 위해서 발간한 책으로 보면 됩니다. (참고 : RHK 이문열의 삼국지의 내용 = RHK 큰 글자책 이문열의 삼국지 내용)
아래 보이는 책이 왼쪽부터 RHK 삼국지 → RHK 큰 글자책 삼국지 → 민음사 삼국지입니다.
RHK 삼국지의 표지 인물 일러스트는 대만 화가 정문이 그렸습니다. 특유의 수묵화 같은 느낌을 주는 인물 일러스트인데요, 이 부분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민음사판은 조금 더 고전 소설 같은 느낌의 표지인데요, 2020년 이전에 삼국지를 접한 분이라면 더 익숙한 표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제 개인적인 취향은 민음사 쪽이 더 기웁니다. 100년 가까이 되는 기간 동안 영웅호걸들의 피고 지는 모습을 담은 책이라면 조금 더 묵직한 표지가 조금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더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럼 이 판형들 간의 크기와 무게의 차이는 어떨까요? RHK 일반판과 민음사판의 크기는 거의 비슷한 편입니다. 하지만 가격은 딱 2배가 되었습니다.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물가가 오르기 때문에 책 가격이 오늘 수를 있지만 판형을 바꾸면서 갑자기 거의 두 배가 된 상황은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 점을 의식했는지 최근에 RHK에서 특별한정 보급판을 내놓았습니다. 10권+인물도록을 추가한 세트가 148,000원 → 120,000원으로 18% 할인을 했고, 인터넷 서점에서 10% 할인을 더 받는다면 108,000원에 구매가 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권씩 구매하는 것보다 특별한정 보급판을 구매하는 것이 더 경제적입니다.
그리고 RHK 큰 글자책은 다른 판형보다 더 큰 크기를 자랑합니다. RHK 일반판과 내용은 같으나, 크기가 커지면서 무게도 거의 1kg에 육박합니다. 크기가 크기 때문에 독서대 같은데 세워두거나 책상에 내려놓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참고로 크기가 감이 안 오신다면... RHK 일반판은 일반 소설책 크기이고, 큰 글자책은 엑셀이나 컴퓨터에 관련된 내용을 배우는 IT 서적의 크기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크기만큼이나 가격도 상승해서 1권에 무려 28,000원이나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큰 글자책이 필요하지 않다면 일반판 구매가 더 유리해 보입니다.
RHK 일반판 : 364쪽, 547g, 152 x 225 x 30 mm, 18,000원
RHK 큰 글자책 : 364쪽, 976g, 184 x 257 x 26 mm, 28,000원
민음사 판 : 397쪽, 454g, 152 x 223 x 30 mm, 9,000원 (절판)
'이제 어떤 서적을 구매하는 것이 좋을까'라는 고민이 남습니다. 가격이 부담된다면 요시카와 에이지가 편저한 '삼국지 원전 완역판 세트'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저도 구매를 하긴 했지만 이 책은 왜 이렇게 저렴한 것일까에 대한 답을 아직도 찾지 못했을 정도로 상당히 저렴합니다.
참고로 일본 게임이나 만화 미디어 믹스 등은 요시카와 에이지 판 삼국지의 이야기 플롯을 따른다고 합니다. 이문열의 삼국지는 초반에 이문열 작가 나름의 창작을 한 부분이 있어서 두 작품에서 유비, 장비, 관우 삼 형제의 만남 부분이 조금 다릅니다.
만일 노련한 작가의 평역에 빛나는 이문열의 삼국지를 구매해야겠다는 마음이 있고, 일반 서적처럼 편하게 읽고 싶다면 민음사판, RHK 일반판 정도의 선택지가 있습니다.
아래는 제가 갖고 있는 민음사 판입니다. 거의 소장 목적으로 산 서적이라서 책 컨디션은 상당히 좋은 편이고 책 외관이나 내부 디자인도 상당히 정갈합니다. 컨디션이 좋은 서적을 구할 수 있다면 저는 민음사판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미 민음사 판은 절판이라서 중고 서적에서만 구할 수 있고, 생각보다 민음사 삼국지판의 표지가 매끈하고 유광 처리가 되어있어서 관리를 잘 못하는 경우 스크레치가 잘 나는 재질이라 중고로 나온 서적 컨디션이 그렇게 좋지 않은 편이 대부분입니다. 컨디션이 좋은 민음사 판을 구하기 힘든 경우 RHK 일반판 '특별한정 보급판'이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독서대에 올려두고 여가를 즐기면서 크게 삼국지를 보고 싶은 분이라면 큰 글자책 삼국지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상 바닥에 놓고 보기에는 목에 부담이 많아서... 왠지 독서대는 필수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