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그리스인 이야기, 로마인 이야기가 내 스타일에 맞는지 우선 평가하는 방법
시오노 나나미의 그리스인 이야기를 소개드리겠습니다.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로 많은 독자들에게 알려진 작가입니다. 작가가 쓴 필생의 역작인 로마인 이야기 이후, 그리스인 이야기, 십자군 이야기 등을 집필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그리스인 이야기에 대해서 말씀을 나누어 보려 합니다.
그리스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돌기둥이 우람하게 받치고 있는 신전(파르테논 신전), 그리스 로마신화, 알렉산더 대왕, 그리고 300(테르모필라이 전투), 혹은 올림픽 등이 있지 않을까요? 2000년도 훨씬 전에 융성했던 나라의 이야기와 글, 이야기 들이 전해지는 것을 보면 그리스 문화가 굉장하긴 굉장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우리 머릿속에 조각조각 난 이미지의 퍼즐을 하나의 조각으로 맞춰줄 교양서가 바로 그리스인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참고로 시오노 나나미의 저술의 경우 역사를 전공으로 하는 분들 기준에서는 역사서로 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다행히 책은 총 세 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물론 재미는 있었지만) 예전에 로마인 이야기를 15권까지 다 읽느라 고생했던 생각을 하면 세 권은 감사할 따름입니다. 책 표지는 각 권마다 주인공 정도 되는 인물의 대리석 조각상으로 장식하고 있습니다. 워낙 그리스 시대의 조각상은 시대를 초월한 작품이라서 조각상만으로도 상당히 멋진 표지가 되는 마법을 경험하게 됩니다.
위에 사진을 찍으면서 생각해 봤는데, 항상 띠지는 버려야 하나 갖고 있어야 하나 고민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일부는 버리고 일부는 갖고 있어서 책장을 보면 띠지 압수는 책 반 띠지 있는 책 반인듯합니다.
책 그리스인 이야기는 시간 순서대로 진행됩니다. 그리스인의 초기 상태에서 부터, 숙적 페르시아와의 전투, 델로스 동맹 이후 힘을 많이 빼서 기울어 가는 그리스 세상에 바람처럼 나타난 알렉산드로스 대왕이야기까지 상당히 흥미롭게 진행됩니다. 개인적으로 2권과 3권은 전쟁 관련 묘사가 많아서 그런지 한 편의 소설을 읽는 느낌으로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작가는 책을 쓸 때 시간 순서대로 쓰면서 그 시대의 문화나 생활상을 많이 담으려고 노력하고 본인의 의견이나 감상을 담으려 노력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책을 읽다 보면 일종의 기행문이나 감상문 같은 편안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종종 일본에서 온 책을 번역하는 경우 (일본어를 공부한 분은 아실만한) 일본어 특유의 2번 꼬아서 풀어내는 문장을 많이 덜어서 그런지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시오노 나나미의 일본어 문체는 상당한 수준의 유려한 문체는 아니라고 하고요, 전문 번역가 분들의 손을 거쳐서 읽기 쉽게 발간된다고 합니다.
그리스인 이야기 속지는 꽤 마음에 듭니다. 워낙 출판 기술이 올라가서 애매하게 컬러를 사용하는 것보다 깔끔하게 흑백으로 제본된 책이 해상도도 높고 책 사이사이에 있는 도표나 사진의 화질도 좋기 때문에 저는 흑백으로 된 책을 선호합니다. 그리고 시오노 나나미 관련 서적은 대부분 '지도에 진심'인 경우가 많아서 지도에 '유려하다' 말을 떠올릴 때가 많습니다.
역사 순서로 보면 이집트 → 메스포타미아 → 그리스 → 로마 등의 순서이지만,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작품이 로마인 이야기이다 보니, 로마인 이야기의 프리퀄 정도 되는 그리스인 이야기를 우선 접해보고, 이 책이 맘에 든다면 로마인 이야기를 도전하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물론 그리스인 이야기가 마음에 든다면 그리스 시대 이전의 메소포타미아나 이집트 관련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직 이집트만 따로 떼어서 재미있게 쓴 책을 만나보지는 못해서 혹시 발견하면 이집트 부분에 대한 택도 소개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