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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로마의 태동과 서로마의 멸망의 시기를 15권이라는 긴 호흡으로 그려내다. (+로마 역사 추천 서적)전체/책 2023. 6. 3. 00:33반응형
로마인 이야기를 소개드린 뒤, 로마 역사 관련 서적도 함께 추천드리겠습니다.
로마 역사에 관한 책을 읽을 때면 항상 고민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서양 역사를 이야기하면 항상 로마 부분이 꼭 등장을 하곤 하는데 '그래서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가?'라는 고민일 텐데요, 전문 역사책과 간단한 역사만 소개하는 역사 통사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서적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시오노 나나미의 로미인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사실 시오노 나나미는 역사 전공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역사가라고 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역사를 전공한 적이 없는 작가 출신이지만 이탈리아 현지로 이주해서 여러 서적을 찾아보기도 하면서 나름대로의 시각으로 로마 관련 서적을 집필하게 됩니다.
일본 현지에서 발매된 시점은 1992년이고, 일 년에 한 권씩 발간하겠다는 계획아래서 이 책을 써내려 가는데, 이렇게 한 권, 한 권 써 내려간 서적이 생각보다 일본 현지에서 인기를 끌게 되었고, 이런 인기의 후광에 힘입어 한길사에서 1995년 한국어판 서적을 펴 내게 됩니다.
현재는 완간이 되었지만 한국에 한 권씩 소개가 되었을 때는 상당한 인기 몰이를 했다고 합니다. 사실 완결된 책을 사는 입장에서는 책 권수가 많아서 가격이 부담돼서 살까 말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지만, 좋아하는 서적이 한 권씩 나올 때의 기다림은 그 언제보다 길기 마련일 듯한데요, 이렇게 독자들의 애간장을 태우면서 한 권, 한 권 발간한 끝에 2008년에 15권을 끝으로 책을 마무리 짓게 됩니다.
저는 당시 한 권씩 나오던 당시에 책을 구매한 것은 아니고, 이후 완간이 되었을 때 이 책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한 권씩 책을 구매하면 당시에는 가격 부담이 덜하지만, 막상 책을 다 읽고 모으다 보면 처음 샀던 책이 나중에 산 책 보다 상태가 안 좋아지기도 하고 책의 높이도 제각각인 경우를 종종 경험한 탓에 세트로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사족이긴 한데.. 사실 지난번 소개 드린 이문열의 삼국지 편에서 소개한 민음사 삼국지가 딱 그런 케이스였습니다. 이문열의 삼국지가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1권부터 읽고 난 뒤, 한 권씩 사다 보니, 10권을 모았을 때 책 높이가 제각각이고 햇빛에 책이 바랜 정도가 제각각이기도 해서 그 책을 갖고 싶어 하던 지인에게 주고, 새로 민음사 판 서적을 세트로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소장 목적으로 산건 아니었으나 이후 이런저런 핑계로 이 책 세트를 읽지 않아 의도하지 않게 소장목적의 책에 가깝게 돼버렸습니다.)
다시 로마인 이야기로 돌아오면, 이 책은 로마의 태동 (기원전 753)부터 서로마 멸망 (476년)까지의 천년이 넘는 기간을 그리고 있습니다.
사실 로마는 이탈리아 반도의 작은 나라 로마로 시작해서 무럭무럭 크더니 지중해를 둘러싼 여러 지역을 흡수하는 제국 형태가 되었고, 스스로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서로마와 동로마 두 개의 나라로 나뉘게 됩니다. 그리고 서로마 제국은 지금은 상당히 잘 사는 나라가 된 독일과 그 동쪽 방향에 있는 여러 지역에서 쳐들어오는 (로마인들의 시각에서의) 야만인들의 침략에 못 이겨 결국 멸망하게 되는데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는 이 시기 즈음 해서 이야기를 마무리 짓습니다.
이런 긴 역사를 15권에 담은 시오노 나나미의 집념도 대단하지만, 약 2700년 전에 시작한 역사에 대해서 아직도 사료가 보전되고 있고, 아직도 유물과 사료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각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서양 사학계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책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책 표지는 그렇게 세련되었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습니다.
1995년부터 발매된 책이고 그때의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중쇄를 해서 그런지 몇 세대 전의 차량 디자인을 보는 듯한 느낌을 지우기는 어려운 디자인 것 같습니다. 게다가 측면의 색깔도 무지개 색 배열이라던가, 옅은 색에서 진해진다던가 등의 규칙성 있는 배열이 아니라 말 그대로 랜덤으로 색깔을 넣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통일성이 없어서 약간 어지러운 느낌마저 듭니다.
오히려 한 가지 색으로 통일하거나, 무채색이나, 채도가 낮은 파스텔 톤으로 책 측면을 구성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디자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로마인 이야기를 구매할 때 가장 망설였던 부분이 책 표지 디자인이었는데요, 이 정도 인지도 있는 책이라면 책 디자인을 한 번쯤 바꿔 주지 않을까 하는 실낱 같은 희망을 품고 기다렸지만... 현재 디자인에서도 책 판매량이 좋은 편인지 책 디자인은 한결같이 유지를 하고 있었고, 기다림에 못 이겨 눈을 질끈 감고 이 책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 글을 쓰는 현재에도 로마인 이야기의 디자인은 원형 그대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속지 구성을 한 번 보겠습니다. 속지는 생각보다 정갈합니다. 사실 표지에서 내상을 입어서 그런지 속지는 매우 준수하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책을 처음 펴면 해당 권 수에 해당하는 명화, 청동상 등 시각 자료가 컬러로 구성되어 있고, 이후 본문은 읽기 편한 글씨체와 구성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로마인 이야기 최대 장점은 바로 지도입니다. 사실 역사 관련 책을 볼 때 가장 당황스러운 부분이 옛 지명입니다.
누구랑 누구랑 어디 어디에서 싸웠다더라..라는 내용이 있는데 구글 지도로 검색하면 그 부분이 안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한성에 도적 때가 출몰하여 조정에서는 근심이 많았다.'라는 구절이 있고, '응? 한성이 어디야?'라고 네이버나 다음 지도를 찾으면 한성 통닭, 한성기업 등 내가 찾으려는 지역이 나오지 않는 상황과 비슷한데요, 독자들이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기에 힘들지 않게 로마인 이야기는 중요 꼭지마다 지도를 추가해 두었습니다.
이 지도는 흑백 + 회색 음영으로 처리되었고 얇은 선을 이용해서 그려 냈기 때문에 상당히 정갈한 느낌이 듭니다. 최근 발간되는 역사 관련 책의 경우 컬러로 된 지도를 수록할 때가 많은데 컬러로 한 프린트가 그렇게 해상도(ppi)가 높지 않은지 지도 품질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닌 경우가 종종 있는 경우가 있어서 오히려 흑백 + 회색 음영 처리 부분은 좋은 선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참고로 내용은 재미있습니다. 15권이나 되는 책이 재미있을 수 있는가?라고 물을 수 있지만... 시오노 나나미의 경우 여러 논란이 있긴 하지만 책 내용을 상당히 흥미롭게 끌어가는 능력은 정말 탁월하기 때문에 15권이라는 권 수를 생각하지 않고, 부담 없이 읽다 보면 어느새 15권에 다다르게 됩니다.
'그런데... 동로마 쪽 이야기는 그럼 어떻게 하지?', '조금 더 깊이 있는 로마 관련 서적은 뭐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될 수도 있는데요, 이런 경우 아래 소개드리는 책 중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서 읽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로마인 이야기는 꽤 친절한 편이지만 아래의 책들은 흥미는 있겠지만 난이도는 조금 더 있을 수 있습니다.
- 리비우스 로마사 (전 4권) : 왕정시대 로마 ~ 마케도니아 전쟁 (기원전 8세기 ~ 기원전 167년)
- 몸젠의 로마사 (전 6권) : 왕정시대 로마 ~ 술라 (기원전 8세기 ~ 기원전 78년)
- 하이켈하임 로마사 (전 1권) : 로마 건국 이전 ~ 유스티니아누스 황제 (기원전 8세기 ~기원후 6세기)
- 로마제국 쇠망사 (전 6권) : 오현제 시대 후기 ~ 비잔티움 제국 멸망 (기원후 2세기 무렵 ~ 기원후 1453년)
- 로마제국 쇠망사 축약본 (전 4권) : 오현제 시대 후기 ~ 비잔티움 제국 멸망 (기원후 2세기 무렵 ~기원후 1453년)
- 비잔티움 연대기 (전 3권) : 콘스탄티누스 대제 ~ 비잔티움 제국 멸망 (기원후 4세기 무렵~기원후 1453년)혹시 시오노 나나미 스타일이 나랑 맞는가?라는 의문이 든다면 '로마인 이야기'의 시대적인 프리퀄인 '그리스인 이야기'를 추천드립니다. 이 책도 꽤 재미있는 편이고요, 혹시 관심이 있다면 아래 링크 참고 부탁드립니다.
https://office901.tistory.com/m/entry/책소개-그리스인-이야기-로마인-이야기가-내-스타일에-맞는지-우선-평가하는-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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