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움베르토 에코 장미의 이름 상/하, 중세 수도원에서 펼쳐지는 살인사건의 배후를 찾아라!전체/책 2023. 4. 17. 00:01반응형
움베르트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을 소개드리겠습니다.
장미의 이름을 말씀드리기 전에 이 책을 쓴 움베르트 에코라는 작가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분을 소개하는 글을 보면 참 화려합니다 기호학자, 언어학자, 철학자, 사학자, 소설가, 비평가 등등... 평생 엄청난 량의 독서와 공부를 통해서 일반인으로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경지에 오른 분인 듯하고요, 사실 소설가이기 전에 박사이자 교수였다고 합니다. (토리노 대학 문학박사 및 약 40여 개의 명예박사, 볼로냐 대학교 기호학 교수)
가끔 학창 시절 동안 어려운 책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읽는데 그 책의 내용을 다 알고 있는 친구들을 만나는 경우가 있는데요, 작가가 바로 이런 타입인 것 같습니다. 어려운 책을 잡고 있으면 진도가 안 나가는 게 정상인데... 이런 책을 만화책 보듯이 술술 읽고, 또 내용도 다 기억하는 타입이랄라 까요? 그래서 별명이 지식계의 티라노 사우루스라고 합니다.
소설계에 비슷한 느낌의 작가가 분이 한 명 있는데 애플에서 호기롭게 도전했(지만 성과가 별로였) 던 미드 '파운데이션'의 작가 아이작 아이모프는 '인간 타이프라이터'라는 별명을 갖고 있어서 책 쓰는 속도가 엄청났다고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오는데요, 아이작 아시모프는 는 도서 분류표상 거의 모든 도서를 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오면... 장미의 이름은 움베르트 에코의 작가 데뷔작입니다. 이미 엄청난 중세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집필에 들어갔던 작품인지라 장미의 이름을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수도원에 사는 수도사들의 생활상을 자세하게 그리고 있어서 이 분은 소설을 쓴 게 아니라 당시를 살다 온 사람이 아닐까 하는 착각마저 들게 합니다.
그리고 흥미가 있어서 찾아보니 움베르트 에코는 엄청난 독서량 + 기억력을 바탕으로 그동안 읽어왔던 역사서에서 본 내용을 조합해서 글을 쓰는 타입이라고 합니다. 만일 수도원 생활을 나타낸다면 수도원에 관련해서 읽었던 글귀들을 조합해서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는 타입이라고 하는데.. 이게 가능하려면 얼마나 많은 기억을 하고 있어야 할까요?
이렇게 펼친 책은 한 페이지 안에서도 당황스러울 정도로 많은 정보를 쏟아냅니다. 중세 시대의 왕, 교황, 수도원, 중세 기독교파, 중세 지역명.. 만일 역사를 아는 분이라면 흥미롭게 다가올 수 있지만 역사에 대해서 관심이 덜한 분이라면 당황할 정도로 많은 정보가 나옵니다. 이 정보를 간단하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시대배경 : 1327년, 십자군 전쟁은 끝났고 아직 르네상스 전인 중세 말기, 이탈리아는 하나의 국가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위쪽으로는 프랑스와 신성 로마제국이 버티고 있음. 중동에는 오스만 튀르크가 성장하고 있고 약 100년 뒤에는 비잔틴 제국이 망할 예정 (1453년)
국제정세 : 왕권 교권 싸움 중인데, 왕권이 지금 더 강한 상황(아비뇽 유수 시기라 교황이 로마 → 프랑스 아비뇽에 있음)이고, 프랑스랑 독일(신성로마제국)은 사이가 안 좋음. 기독교 내에서도 황제파, 교황파가 나뉘어 있음
문화배경 : 지붕이 뾰족뾰족한 고딕 건축물이 유럽 여기저기에 세워져 있고, 유럽 여기저기에 이런 양식의 수도원이 많음. 수도원에서는 기독교 관련 서적 + 고대 그리스나 아랍에서 들어온 서책을 번역하는 과업을 맡고 있음. 참고로 고대 로마 → 중세로 들어가면서 많은 문화 후퇴가 있었고 아랍+수도원에서 그리스, 로마 시대의 작품 역사서를 보존하고 번역하는 시대임
위치배경 : 이탈리아 북부의 어느 수도원
생활배경 : 몽골이 유럽으로 침략하면서 흑사병이 유행했던 시기를 지났음. 흑사병 및 기타 배경으로 이단심판, 마녀심판이 여기저기서 행해지는 시기위에 말씀드린 정보가 있으면 장미의 이름을 읽는데 약간은 수월할 듯합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중년 윌리엄(프란치스코회 수사) + 청소년 아드소 수사(베네딕트 수도회)입니다.
윌리엄은 상당히 박식하고, 논리적으로 상황을 바라보는 재주가 있습니다. 마치 셜록 홈스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아드소 수사는 아직 청소년이라 추리에 약한 모습을 보이지만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윌리엄 수사에게 음양으로 도움을 줍니다. 이 소설의 화자라서 그런지 마치 셜록 홈스 소설의 왓슨정도 되는 위치인 것 같습니다. (소설 셜록 홈스를 읽어보면 왓슨의 시각으로 셜록홈스의 행적을 풀어내줍니다.)
그리고 소설을 풀어나가는 방식은 추리 소설의 어딘가에 맞닿아 있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그런지 만화 코난이나 김전일에서 나오는 살인사건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요,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떠올리게 하기도 합니다.
7일 동안의 살인사건의 배후를 파해치는 중세 추리극?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초반에는 어렵지만 이후 전개는 꽤 흥미롭게 흘러갑니다. 가끔 작가가 파놓은 함정에 걸리기도 하고 의외의 인물들이 범인으로 지목받기도 하면서 작가와의 추리 줄다리기를 하다 보면 어느새 결말까지 이르게 됩니다.
어려운 초반만 잘 넘기면 꽤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전 세계에서 약 3000만 부나 팔린 엄청난 책이기도 하고요, 단순한 소설로만 인기가 있는 게 아니라 중세 생활상을 접할 수 있는 자료로 평할 정도로 여러모로 굉장한 책입니다. 그래서 역사를 좋아하는 분들은 n회차 반복을 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는 동안 기독교 관련 용어가 참 번역이 잘 되었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알고 보니 3번에 걸친 개정판이더군요. 3번째에는 중세 관련 전공 교수님께서 개정이 필요한 용어를 정리해 주었다는 역자(이윤기)의 후기를 보면서 장미의 이름이 번역이 잘 된 느낌을 받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추리와 역사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한 번쯤 도전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반응형'전체 >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소개] 역행자, 라이프 해커 자청의 인생 역주행 공식 대공개! (1) 2023.04.22 [책소개] 베니스의 개성상인, 오디오북과 새로운 구성으로 다시 태어난 스테디셀러 (2) 2023.04.18 [책소개] 유럽의 첫 번째 태양 스페인, 스페인 작가와 한국 작가가 함께 쓴 스페인 현지 역사 (0) 2023.04.05 [책소개] 그리스인 이야기, 로마인 이야기가 내 스타일에 맞는지 우선 평가하는 방법 (0) 2023.04.05 [책소개] 곰브리치 세계사, 세계사가 어렵다고요? 그럼 우선 곰브리치 세계사로 입문하세요 (0) 2023.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