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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나홍진 감독의 오컬트 영화 곡성 줄거리와 의미 해석 및 결말 정리 (스포 있음)
    전체/영화 2023. 4. 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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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곡성-포스터
    곡성-포스터

    나홍진 감독의 영화 곡성에 대한 줄거리 및 결말에 대해서 공유드립니다.

     

     

     

     

    | 들어가기 전에

    곡성 줄거리에 맞춰서 해석을 공유드립니다. 참고로 괄호 안이 해석이나 배경에 대한 설명이며, 제 나름의 해석이라서 여러 해석과 다를 수 있습니다. 만일 해석을 원하지 않는 경우 괄호를 건너뛰면서 읽으시면 됩니다.

     

    해석과 함께 있는 글이기 때문에 줄거리 자체가 스포일 수 있어서 스포를 원하지 않는 경우 이 글을 읽지 않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곡성 : 줄거리

    영화가 시작되면 어느 노년의 남자(일본인)가 낚시를 하기 위해 미끼를 낚시 바늘에 꿰는 장면이 나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낚시 화면이라고 여길 수 있으나 일본인이 사는 부근의 마을 사람들을 하나 둘 낚는다는 의미)

     

    장소는 전라남도 곡성입니다. 새벽에 갑작스레 발생한 살인사건으로 곡성군 경찰관 종구(곽도원) 집에 전화가 오고, 종구는 주섬주섬 옷을 입고 현장으로 출동을 합니다. 앞으로 펼쳐질 곡성의 분위기를 암시하는 듯 구름으로 잔뜩 덮은 하늘에서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습니다. 

     

    장모님의 권유에 아침밥을 챙겨 먹고 다른 경관보다 늦게 현장에 합류한 종구가 보는 광경은 심상치 않습니다. 마루에 걸터앉은 한 남성은 행색이 지저분하고 온몸에 수포가 나있습니다. 범인으로 확인되어 수갑을 차고 있는 이 사내는 정신이 나간 듯 먼 곳을 응시하고 있고, 방 안에는 눈으로 차마 보기 힘든 상황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 장면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과 수미쌍관을 이룸)

     

    그리고 집안 내부를 확인하던 종구의 머리 위로 누군가가 매달아 둔 풀이 보입니다. 이 풀은 말라 있습니다. (이 풀은 금어초인데, 부정한 기운을 막아주는 풀이고, 나중에 등장하는 지방 토속신인 무명이 달아둔 풀임) 그리고 이 집 창고 안에서 마치 무슨 의식을 진행한 듯한 나뭇가지 무더기와 촛불이 보이면서 곡성 오프닝 타이틀이 오릅니다.

    현장으로-뒤늦게-출동하는-종구
    현장으로-뒤늦게-출동하는-종구

     

     

    장면은 깊은 산을 비춥니다. 한약방을 운영하는 덕기가 덫에 걸린 고라니를 등에 매고 내려가려다 발을 헛디뎌서 산비탈을 구르다 정신을 잃습니다. 정신을 차린 그는 훈도시(흰색의 기저귀 같이 생긴 일본식 팬티)만 입은 한 노인(일본인)이 산짐승을 날 것으로 파먹는 것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너무 놀라 숨을 죽이고 바라만 보고 있었는데, 어느새 그 노인이 그에게 다가오는 것을 보고 소리를 칩니다.

     

    조용한 마을에 갑작스럽게 닥친 사건 때문인지, 경찰관들이 밤이 되도록 지구대를 지키고 있습니다. 후배 경관 성복과 함께 근무 중인 종구(곽도원)는 범인의 혈액을 검사해 보니 정신착란을 일으키는 버섯 성분이 다 검출됐다는 정보를 성복에게 말하지만, 성복은 좀처럼 믿지 않습니다. 오히려 성복은 이런 일은 일본인이 오고 나서부터 시작되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후 언론은 버섯을 원인으로 지목하지만 실제로는 성복의 말이 맞게 됨) 이야기를 나누던 중 벼락이 쳐서 경찰서 내는 갑작스럽게 정전이 되고, 경찰서 앞에  있는 귀신처럼 서 있는 여자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지만 이내 사라집니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고 이번에는 농가가 타버리고 사람들이 죽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종구는 이 집을 지키고 있었는데 어느덧 약간 똘기가 있어 보이는 젊은 여자(천우희) 종구에게 작은 돌을 툭툭 던집니다. 종구는 "어허 하지 말아"라는 말을 하지만 멈추지 않고 돌을 던지던 젊은 여자(무명)는 이 집에서 일어난 사건을 봤다고 이야기합니다. 

     

    둘은 까맣게 타버린 집을 수색합니다. 그러면서 무명은 일본인과 계속 마주하면 피를 말려 죽을 거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 말은 정신 나간 사람이 횡설수설하는 듯한 말로만 들리지만, 실제로는 무명은 곡성을 지키는 토속신을 의미하고, 일본인은 외부에서 온 악신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영화를 다시 보면 종구에게만 이 무명이 보입니다. 하지만 영화 내내 관객들은 무명이 악신인지 일본인이 악신인지를 헷갈리게 처리를 합니다.)

     

    이렇게 집안 여기저기를 탐색하던 중 갑자기 사라진 무명을 찾으러 집안 뒤로 나간 종구는 훈도시만 입고 고라니를 먹고 있는 일본인을 보게 됩니다. (여기부터는 한약방 남자가 본 꿈과 비슷) 붉게 충혈된 일본인이 덮치려는 찰나 꿈에서 깨어나게 됩니다. (버섯을 먹지 않았음에도 이미 종구에게도 환각 증세가 나타나면서 종구의 집도 미끼에 점차 걸린 것을 표현)

    불에탄-집으로-들어온-무명
    불에탄-집으로-들어온-무명
    전날-있었던-일에-대해서-설명하는-무명
    전날-있었던-일에-대해서-설명하는-무명

     

     

    이후 한약방을 운영하는 덕기의 말을 듣고 덕기와 함께 산속에 있는 일본인을 찾아 나섭니다. 산 중턱쯤 올랐을 때 지난번 본 뜯어 먹힌 고라니를 보고 두려움이 차는 순간 갑자기 비가 쏟아집니다. 종구(곽도원)는 여기까지 왔는데 일본인의 집에 마저 가자고 이야기하고, 한약방 남자는 두려움에 차서 집으로 돌아가려고 실랑이를 벌이다 한약방 남자는 균형을 잃고 비탈을 구르게 되고 화가 난 나머지 벼락에 관한 욕을 종구 일행에 퍼붓자마자 오히려 한약방 남자가 벼락을 맞게 됩니다. (뜬금없는 벼락으로 보일 수 있지만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발로 뛰는 종구를 막는 행동을 하는 한약방 남자에게 토속신이 벌을 내린 것으로 보임)

     

    이런 한약방 남자를 둘러업고 내려와 병원에 데려다 놓습니다. 다행히 한약방 남자는 살아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호실(302호) 환자가 위급하다는 한 경관의 이야기를 듣고 가보니 그는 허리를 활처럼 휘면서 발작하더니 이내 뼈가 부러지는 소리를 내고 피를 토하고는 갑작스럽게 목숨을 잃습니다. 

     

    집에 와 보니 상황은 점점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종구의 딸 효진은 울면서 발작을 일으킵니다. 종구 덕에 겨우 정신을 차린 딸은 자꾸 어떤 아저씨가 문을 두드리고 들어오려고 한다면서 정신이 나간 듯 웁니다. (정신 착란이 일어나기 전 사람의 마음에 들어오는 과정을 겪고 있는 효진. 귀신에 씌기 전으로 보이며 이 단계 이후에는 몸에 수포가 나거나 몸이 활처럼 휘어지게 됨)

    괴로워하는-효진
    괴로워하는-효진

     

     

    날이 밝자 종구의 딸은 걸신들린 듯 밥을 먹고 있습니다. (이미 귀신에 씐 상황) 일이 심상치 않게 느껴진 장모님은 옆집 할머니를 통해 용한 무당을 불러오겠다고 종구에게 이야기합니다. (이제 토속신, 악신, 퇴마의 모양새를 갖추면 오컬트의 영역으로 들어갑니다.)

     

    종구(곽도원)와 성복은 일본어를 조금 할 수 있는 성복의 조카 양이삼(조카는 천주교 부제)을 대동하고 일본인의 집에 찾아갑니다. 마침 일본인은 없는 상황이라 집안 곳곳을 뒤지는데 성복은 그동안 죽어간 사람들을 잔뜩 찍어놓은 사진을 붙여놓은 제단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일본인과 실랑이를 벌이다 그들은 소득 없이 돌아옵니다. 

    희생자들의-사진을-모아놓은-제단을-발견하게됨
    희생자들의-사진을-모아놓은-제단을-발견하게됨

     

     

    집에 들온 종구는 딸에게 일본인을 아는지 그가 누구인지 묻자 처음에는 모른다고 하지만 계속되는 질문에 "뭣이 중한듸"라는 일갈을 지르고 방을 나가 버립니다. 이미 효진의 영혼은 잠식당한 상황이고, 효진은 효진의 노트를 살피던 종구에게 입에 담기 힘든 욕을 퍼부으면서 그를 쫓아냅니다.

     

    종구는 양이삼 데리고 일본인의 집에 갑니다. 일본인에게 당신이 누구인지 등을 묻지만 일본인은 답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종구에게 말해도 종구는 알아들을 수 없는 무지의 영역에 있기 때문으로 보이며, 오히려 부제인 양이삼은 성경에 대한 배경이 있기 때문에 영화 말기에 일본인 성결 글귀를 인용한 심오한 말에 대해 이해하고 그가 누구인지 알게 됨)

     

    무성의한 답에 화가 난 종구는 일본인의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사흘 안에 곡성을 떠나라 협박합니다. (오컬트에서 사흘은 상당히 중요한 날짜의 개념이며, 이 영화의 장르가 오컬트임을 보여주는 암시로 보임)

     

    마침 장모가 부른 용한 무당 일광(황정민)은 집안에 이상한 기운이 있음을 느끼면서 무언가를 부르는 듯 휘파람을 불며 집안 이곳저곳을 살피던 중 장독에 숨긴 죽은 까마귀를 발견하고 "일본인은 사람이 아녀"라는 말을 남기고 굿을 벌여 살을 날릴 준비를 합니다. 

    휘파람을-불면서-이상한-것이-있는지-둘러보는-일광
    휘파람을-불면서-이상한-것이-있는지-둘러보는-일광

     

     

    굿이 시작되자 화면은 딸 효진과 일본인을 교차로 비춥니다. 일본인도 동시에 굿을 하고 있고, 효진은 방에서 식은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굿이 점차 절정에 다다르자 일본인은 고통스러워하고, 효진도 몸을 비틀면서 괴로워합니다. 일이 이상한 것을 느끼고 종구는 굿판을 뒤엎어 버립니다. (사실 일본인과 일광은 한패임. 일광은 일본식으로 표현하면 닛코이며, 일본의 빛으로 해석될 수 있음. 이들이 살을 날리는 대상이 종구의 딸과 토속신일 수 있는 상황이며, 일본인은 토속신의 힘 때문에 괴로워한 것으로 보임)

    굿을-하고있는-일본인
    굿을-하고있는-일본인

     

     

    종구는 일광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게 되고, (영화 엑소시스트의 퇴마 신부님과 비슷한 기대를 안고 간 듯) 양이삼이 있는 성당을 찾아가 신부님과 이야기를 해보지만 오히려 신부님은 의사를 믿으라는 어쩌면 굉장히 현실적인 조언을 남깁니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종구는 친구들을 모아서 일본인의 집을 습격합니다. 여럿이 몰려온 상황이라서 일본인은 도망을 치고 숨 가쁜 추격전을 펼칩니다. (이때 두려움에 떨면서 일본인이 도망가고 절벽에 떨어졌을 때 고통을 느끼는 것으로 볼 때, 일본인은 아직 인간의 영역에 머물러있는 악신임을 암시함)

     

    결국 그들은 일본인을 잡지 못하고,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무언가를 치게 됩니다. 그 무언가는 바로 일본입니다. 종구와 친구들은 이미 숨이 멎은 일본인을 가드레일 밖으로 던지고 집에 갑니다. 이런 모습을 무명(천우희)이 멀리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일본인을-추격하는-종구무리
    일본인을-추격하는-종구무리

     

     

    굿의 영향으로 병원에 입원한 딸 효진에게 바로 간 종구는 효진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을 보며 안심합니다. (마치 일본인이 죽어서 모든 저주가 풀린 것으로 보이나 이는 잠깐의 일임) 하지만 일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종구의 후배 경찰 성복도 무언가에 씌어 집주인 할머니의 목숨을 앗아갑니다. 

     

    시간이 흘러, 무당 일광은 사람이 없는 종구의 집에 들어가려 하는데, 갑자기 일광의 코에서 코피가 줄줄 나면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합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흰 옷을 입은 무명이 일광에게 다가와 있고, 무명은 일광을 쫓아냅니다. 

     

    (일광은 무당이기 때문에 무명이 누구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 두려움에 떨며 처소에 온 일광은 주문을 외우고 방울을 흔들지만 죽은 까마귀가 그의 집에 던져지는 것을 보고 차를 몰고 곡성 밖으로 도망가려 하지만, 초월적인 힘에 의해 더 이상 도망가지 못하고 곡성으로 차를 돌립니다. (이 장면만 보면 천우희가 악신인 것처럼 보이지만, 영화 결말까지 보고 나면 천우희는 일본인+일광 패거리가 더 이상 나쁜 일을 꾸미지 못하게 하려는 상황이고, 일본인은 자신의 조력자가 곡성 밖으로 도망가지 못하게 하는 상황임)

     

    이제 영화는 결말을 향해 갑니다. 결말이 궁금한 분만 아래 글을 읽어주세요!

     

    종구의-집에-들어오기-전-집안을-살피는-일광
    종구의-집에-들어오기-전-집안을-살피는-일광
    자신의-거처에-있는-일광
    자신의-거처에-있는-일광

     

     

     

     

    | 곡성 : 결말

    밖에 있던 종구(곽도원)가 곧장 집에 와보니 딸이 사라져 있습니다. 효진을 찾기 위해 밖을 나서자 무명을 만나게 됩니다. 무명은 일광과 일본인이 한패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닭이 세 번 울기 전까지 집에 들어가지 말라는 이야기를 합니다.(마치 신약에 있는 예수님과 그의 제자의 말을 생각나게 하는 대목)

     

    어디선가 닭 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첫 번째에는 참지만, 두 번째에는 참지 못하는 것을 보자 무명은 종구의 손을 잡으며 가지 말라 합니다. 이때 종구는 오싹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의 몸에 느껴지는 무명은 사람의 느낌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종구는 오해를 하기 시작합니다.  오히려 무당이 그의 편이고 흰 소복을 입은 귀신같은 무명이 오히려 그를 붙잡아서 종구의 집을 파멸로 몰아넣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듯합니다. 

     

    결국 무명의 손을 뿌리치고 종구는 집 대문을 넘어 버립니다. 그 순간 문 앞에 있던 금어초가 시들어 버립니다. 그리고 그는 딸이 그랬는지 참혹하게 목숨을 잃은 그의 아내와 장모를 보게 됩니다. (여기에 대한 해석은 두 가지인데 만일 무명의 말을 들었으면 화를 면했을 것이라는 해석, 무명의 말을 듣더라도 화를 면하지는 못하지만 효진이의 정신을 돌아오게 할 수 있거나 혹은 일본인+일광 세력의 힘을 약하게 할 수 있는 어떤 술법이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있을 수 있음. 참고로 영화 처음에 본 금어초도 시들어버렸던 것을 볼 때, 천우희는 그 집에도 누군가에게 경고를 했지만 천우희의 경고를 무시했던 것으로 보임. 그리고 천우희는 초월적인 존재이긴 하나 악귀에 씐 사람에게서 악귀를 떼어낼 수 있는 직접적인 힘을 갖고 있지는 못한 것으로 보임)

     

    집으로-들어가는-종구
    집으로-들어가는-종구

     

     

     

    한 편, 부제 양이삼은 삼촌 성복도 이런 상황이 돼버리자 손전등과 낫을 챙겨 들고 일본인을 찾으러 갑니다. 여기저기를 뒤지다가 일본인 집 근처에 있는 동굴에 다다르고 희미한 빛이 새어 나오는 동굴 안에 가보니 손톱이 길고, 거적을 걸치고 있는 일본인을 만나게 됩니다. (죽음 전에는 인성을 갖고 있는 존재였으나 주변인으로부터의 공격 → 죽음 → 사흘 뒤 부활을 하는 순간 초월적인 악의 존재가 된 것으로 보임. 이 부분도 오컬트 적인 부분에 대한 차용으로 보임)

     

    이제 영화는 일본인의 정체를 양이삼과의 대화로 은영 중에 밝히려 합니다. 일본인은 양이삼에게 자신의 정체가 뭐인 거 같냐고 묻습니다. 양이삼은 그의 신학 지식을 배경으로 '악마'라는 답을 합니다. (영화 안에서 양이삼은 서로 직접적인 대화를 할 수 없는 종구-일본인 사이를 일본어로 번역하는 역할을 하고, 이 모습은 서로 이해할 수 없고 대화할 수 없는 인간-악마 사이에서 상황을 설명해 줄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임)

     

    그러자 일본인은 자신의 진짜 정체를 말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합니다. 이후 의미 심장한 대화를 한 뒤, 일본인은 카메라를 들어 장이 삼을 찍고, 몸이 점차 악마처럼 변해가는 일본인은 손바닥에 난 구멍 뚫린듯한 상처를 보여주면서 "바로 나다"라는 말을 합니다. (이는 성경 안의 부활과 연관된 대목을 인용한 것으로 보이며, 그의 존재가 부활을 통해 초월적인 존재가 된 것을 암시함. 사실 초월적인 존재이긴 하나 인간, 그리고 곡성 주민의 입장에서는 그들의 목숨을 고통스럽게 빼앗기 때문에 악한 존재로 해석됨)

     

     

     

    이제 영화는 에필로그 같은 장면으로 넘어 갑니다. (이 부분은 아마 없었으면 해석을 더 분분하게 만들고 더 영화의 완성도를 끌어올릴만한 쿠키 같은 장면으로 보임) 영화의 초반에 나온 사건현장과 동일한 상황이 펼쳐진 종구의 집에 일광이 방문합니다. 일광은 일본인이 갖고 있는 사진기와 동일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기로 사건 현장을 찍어 나갑니다. 그리고 그의 차 안에서 짐을 정리하다가 (영화 중반에 일본인이 제단에 있었고, 종구가 일본인에게 지난번에 본 사진이 어디 있냐고 추궁했을 때 다 태워 버렸다고 이야기했던) 사진 뭉치가 떨어집니다. (이 장면을 통해 일광은 일본인과 한 패인 것을 보여줌)

     

    이 사진 뭉치를 다시 담은 뒤 일광은 떠나고, 종구와 효진의 행복했던 한 때를 보여주면서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 후기

    영화는 초월적인 악의 존재에 저항을 해보지만 결국 닥칠 일은 닥칠 수밖에 없다는 운명론적인 내용으로 마무리 짓게 됩니다. 이 전개는 나홍진 감독이 직접 연출은 하지 않았지만 협업해서 만든 '랑종'에서 볼 수 있는 메시지와 동일 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곡성과 비슷한 전개나 분위기를 원한다면 '랑종'을 보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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